복동이 코순이

복동이 코순이


코끼리 같은 아버지 등에 올라 목마를 타면 높은 담장과 깊은 골 넘어로 보인던

큰 상아를 가지고 긴 코로 물을 뿌리며 한 여름의 더위를 쫓아내던

복동이와

왜소하고 털도 듬성듬성 난 보잘껏 없는

코순이가 보였다.

"안녕 또 만나자"

 

내 등을 타고 목마 탄 아들의 손을 잡고 낮아진 담장과 얕아진 골 넘어로 보이는

큰 상아를 가진 그러나 코로 물을 뿌릴 힘도 없어 여름의 더위를 그늘에서 피하고 있는

복동이와

여전히 왜소하고 털도 듬성듬성 난 보잘껏 없이 늙어버린

코순이가 보인다

"아들! 안녕 코끼리야 또 만나자 해봐"

 

내 등엔 막내 딸을 태우고 다시 찾은 달성공원 코끼리사

왜소하고 털도 듬성듬성 난 그리고 쇠약해진 코순이만 남았다.

고마웠다. 그리고 미안했고 또 서글펐다.


2025.06.08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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